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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만 있으려고 했던 20년전의 나에게
작성자
관*자
등록일
2022.08.17
조회수
408

한국에 처음에 왔을 때 나는 남편없이 아무것도 못 했다. 심지어 집 바로 앞에 나가는 것도 용기가 필요했다. 혼자 시장에 가보기. 혼자 지하철 타 보기. 혼자 버스 타 보기. 별것 아닌 것 같은데 그 당시에는 정말 무서웠다. 지하철보다 버스가 훨씬 난이도가 높았다. 스마트폰이 없던 20년전, 버스만 타면 방송에 온정신을 집중해서 여기서 내려야 하나 다음에 내려야 하나 혼자서 얼마나 긴장했는지… 남편 하나 믿고 결혼해서 여기 한국으로 와서 처음에는 마냥 좋기만 했지만 한 달, 두 달 지나면서 나의 “자신감 저금통”은 금방 텅텅 비어 버렸다. 집 밖으로 나가면 어른 도움 없이는 아무것도 못하는 어린아이가 되어버린 것 같았다.

“내가 혼자 할 수 있는 게 너무 없네.”


하지만 그 텅텅 비었던 “자신감 저금통”이 지금은 많이 차 있다!

학교에 다녀서 한국어부터 극복했다. 한국어를 알아들을 수 있게 된 후에는 다양한 수업을 들으러 여기저기 바쁘게 다녔다. 양재, 미용, 웹 편집디자인, 구연동화강사, 놀이강사, 다문화강사양성교육 등 한국어로 수업내용을 이해할 수 있다는 게 신나고 재미있었다.  

“어? 나도 하면 할 수 있구나!”


언젠가부터 한국어로 생활하는데 불편함이 전혀 없어졌고 지금은 일도 하고 있다. 20년전의 나에게는 정말 상상도 못 했던 일이다. 지금 만약 20년전에 나를 만날 수 있다면 이렇게 말 해주고 싶다. 

“너는 할 수 있어. 걱정하지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