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가게 문을 닫고 시골에 계신 엄마를 보러 갔다. 마침 사위가 쉬는 날이라 운전을 대신해 준다 하여 함께 내려갔다. 3시간을 달려 도착한 곳은 셋째 언니네 집, 연세가 많은 엄마는 이제 셋째 언니네와 함께 지낸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며,
"엄마, 언니, 막내 왔어"
언니가 반갑게 맞아준다.
"어서 와 장거리 운전하느라 힘들었겠다"
"아니야, 사위 덕에 편하게 왔어. 사위가 피곤하겠지"
"저녁 먹어야지?"
"내려오면서 휴게소에서 간단히 먹었어"
"엄마는 좀 어떠셔?"
"잘 지내시지, 오늘 피곤하셨는지 일찍 주무시네"
"언니가 고생이 많다"
"뭐 고생은 엄마가 잘 계시니까 좋지"
그동안의 있었던 이야기를 하던 중, 언니는 서울에 사는 둘째 언니 이야기를 한다.
"서울 형부 칠순잔치한다고 하던데 다녀왔니?"
"칠순? 칠순잔치하셨데?"
내 질문에 대답을 망설인다. 갑자기 서먹해진 분위기 서로 눈을 피한다. 뭔지 모를 섭섭함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다음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많은 생각이 들었다. 왜 둘째 언니는 멀리 사는 셋째 언니에게는 연락을 하고 30분이면 왕래가 가능한 나에겐 연락을 안 했다는 것에 순간 눈물이 났다. 왜 연락을 안 했을까?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복잡한 감정들로 힘들다. 전화를 걸어보려고 몇 번 수화기를 들었다 놓았다를 반복했다.
'사정이 있었을 거야, 내가 장사를 해서 그랬나' 별의별 생각을 하며 마음을 정리해 보려고 했다.
그러던 며칠 후,
둘째 언니에게 문자가 왔다. 셋째 언니와 통화를 한 건지, 어찌 내 마음을 알았는지, 형부 칠순에 초대를 못한 이유를 적어 보내온 것이다.
"아이들이 돈을 걷어 칠순잔치를 한 거라 부담주기 싫어서 조촐하게 시댁 식구들만 초대했어.......,"
"그랬구나, 잘했어"
하지만, 이미 다친 내 마음을 달래기란 턱없는 대답이었다.다친 감정들은 이미 치유가 되었고 사소한 감정들로 인해 힘들어하는 것은 시간 낭비이다.
시민작가의 정의: 가장 가깝다고 생각했던 것에 마음이 다쳤을 때
나의 욕구: 부족한 동생이지만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함께 하길 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