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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꽃
작성자
이*라
등록일
2024.05.25
조회수
593

헬스장에서 운동을 끝내고 나오는 길에 어떤 남자분이 내 앞에 갑자기 나타났다. 무슨일이지? 전혀 모르는 낯선 사람인데 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사람이 인사를 꾸벅하더니 내게 쪽지를 내밀고 다시 인사를 하고 달려 나갔다.

뭐지. 이건 예전에 유행하던 행운의 편지 같은 걸까 생각했다. 그에게 받은 쪽지를 펼친 순간 나는 나도 모르게 절로 미소가 지어졌고, 얼굴이 붉게 달아 올랐다. 헬스장에서 날 보고 관심이 있다며 이상한 사람이 생각하지 말라며 자기 소개와 함께 나를 만나보고 싶다는 것이었다. 

평소 집에서 제일 못생긴 큰딸이라고 생각했는데 세상에 내가 고백 쪽지를 받았다니 기뻤다. 마침 집 마당에 보이던 장미가 더 이쁜지 내가 더 이쁜지 분간이 안갔다. 그런데 편지를 다시 읽으니 한편으로는 나를 지켜봤다는 게 좀 무섭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험한 세상 내가 단순한 마음으로 설레발쳐도 되는걸까 걱정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그날 밤 짜릿한 마음과 불안한 마음으로 보냈다. 

다음날 출근길에 버스정류장에서 누군가 내 어깨를 쳤다. 뒤돌아보니 어제 그 쪽지남이었다. 놀라웠다. 날 지켜본다는 게 이런것인가 싶었는데 알고 보니 출근길에도 나를 가끔 보았다고 했다. 버스에서 내리려는데 그가 내게 그의 명함을 주면서 마음이 있다면 연락 달라고 했다. 출근길 뭔가 마음이 둥실둥실거렸다.

그때 이미 난 남자친구가 있어 그에게 연락하지 않았지만 그때 그와 마주쳤던 그 순간이 기억에 오래 남아있다. 그때 정말 내가 세상의 꽃이라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