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부시도록 고운 햇살이 아지랑이 만발한 봄하늘 위에 찬란히 내리고 있습니다. 풀향기 향긋한 새 봄에 유리어항에 잠겨있는 물빛처럼 맑고 투명한 봄하늘, 그 곳에서 꽃 잎처럼 진한 그리움으로 어머니를 불러보고 싶습니다.
어머니,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나요? 지금 계신 곳이 너무 먼 곳이기에 이곳에서 지구만큼 큰 소리로 불러 봐도 들으실 수 없겠지요? 이 세상 어느 곳에 어떤 모습이라도 지금 살아 계실 수만 있다면……
해마다 이맘때면 논밭으로 달음박질하며 힘든 농사일로 바쁘게 사셨던 생전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일찍이 홀로 되시어 까마득한 세월을 모진 가난 속에서도 오직 7남매 자식들만을 위해 꿋꿋하게 살아오신 어머니를 생각하니 두 눈 가득히 한 아름 눈물이 고여 옵니다.
막내로서 아홉 살 되던 해까지 어머니 젖꼭지를 빨며 투정만 부렸던 불효자입니다.
요즈음 사람답게 사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를 절실히 느끼고 있습니다. 힘겨운 삶에 지쳐 몸과 마음이 힘들 때 어머니 생각을 하면서 위로를 받습니다. 세상일이 힘들어 지쳐있을 때 꿈속에서 제 손을 꼭 붙잡아 주시던 어머니, 생전의 모습으로 還生해 오실 수는 없으신지요?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이 자식의 간절한 소원입니다. 더도 말고 단 하루라도 말입니다. 그리워 목메어 불러도 못 오실 어머니께 이 한 통의 편지를 하늘거리는 바람결에 작은 소망을 담아 부쳐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