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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도시부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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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작성자
이*진
등록일
2024.06.02
조회수
7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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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든 나를 볶아 손에 쥔 마음 덩이

설야 속 펼쳐놓고 한 겹씩 도려내어

숯불 위 버터 넣어서 볶아 먹는 요 요리

 

2024. 6. 2.

 

 

짧은 글이면 짧은 글대로

긴 글이면 긴 글대로

꼬불꼬불 휘어지는 곡선은 곡선 그 그대로

쭉 곧은 직선은 직선 그대로

내 생각, 상념

손끝에서 이렇게 꼬물꼬물 틔우는 것이

그것이

나는

좋다

 

하루를 늘 시()처럼

살 순 없지만

사람들 모두가 난

맘속에 시 한 편 품고 있다

생각한다

아니, 실은

사람들 모두가 각자

한 편의 시라고 생각한다

 

마음 덩어리를

품고

종이라는 눈 내린 풍경 속에

따끈따끈한 그것을 내려놓고

슬라이스로 한 장 한 장 베어내어

숯불 위에 치이익 올리면

그리고 버터도 같이 녹여주면

치이익

소리도 소리이지만

냄새가 너무 맡기 좋다

 

오늘도 시 한 편 한 편이

내 옆으로 온다

그 속뜻을 살피고

그가 자아내는 리듬에 안겨

근사한 시집 속에

잠기고 싶다

 

맛있게

오늘도

먹는다

 

맛난 그 요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