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친구를 만나 샤브샤브를 먹고 수다를 떤다.
적막한 상태가 수다를 떠는 시간보다 더 길어도 서로를 편안히 여기는 감각이 느껴진다.
어린 날에 만나 서로 질풍노도의 시기를 거치며 많은 이야기와 오해를 나누었던 때가 있었지만
이제는 담백하게 만나 서로 조용하지만 충직하게 보내는 시간을 즐기는 때가 더 많다.
무엇을 하든 응원하고 존중하고 서로를 위해 곁에 묵묵히 지켜주는 인연을 어디서 만날까 싶을 정도로 소중한 귀인을
잃지 않고 계속 이어갈 수 있는 일상에 언제나 감사를 가진다.
이런 관계는 우리가 오늘 먹은 샤브샤브와 비슷한 듯 하다. 채소와 고기를 넣고 푹 끓인 육수에 다양한 사리를 넣어 깊은 채수를 즐기는 것처럼
여러 일들로 푹 끓여진 관계를 통해 깊어진 관계를 만끽하는 지금이 우리의 눅진하고 깊은 우정같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