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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28살에 암을 이겨낸 암환자였습니다.
작성자
박*련
등록일
2024.07.07
조회수
1,449

좌절감....

계획이나 의지 따위가 꺾여 자신감을 잃은 느낌이나 기분.

2018년 나의 감정은 정말 좌절감이였다.

 

2015년 11월...

7년을 연애하던 남자와 결혼하고 2017년12월30일 아들을 낳았다.

2012년부터 갑상선에 혹이 있어 추척관찰하며 지내왔기에...

조직검사도 2번이나 했지만 암이 아니라고 나왔기에 그때도 그냥

아무 걱정없이 갔던 것이 무방비로 당한 순간이였다.

 

아들을 낳고 2018년3월 추적검사를 하고 결과를 들으러 갔었다.

그때 아들이 태어난지 반년도 되기전이였다...

결과가 나왔고 세번째 조직검사만에 [암]이라는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당시에도 갑상선암은 흔히 착한암이라고 많이 불려왔기에

나 또한 그렇게 생각했기에... 예후가 좋은 암이라 생각했기에 방송에서 나오는

이야기들이 솔직히 그렇게 와닿지 않았던건 사실이였다...

 

그 이야기가 내 이야기가 되기 전까지는....

그 착한암이라는게 내 이야기가 되니 일이 달라졌다.

결과를 들은 그날 남편도 집에 먼저 올려보내고 차안에서 정말 하염없이

시간가는줄 모르고 펑펑 울었고 내가 암환자라는게 믿겨지지 않았다.

어쩌면 믿고싶지 않았던 것일지도 모른다...

 

그뒤로 4월에 바로 수술할 수 있었지만 마음이 다스려지지 않아

결국 7월말에 수술했고 그때까지 정말 별생각이 다 들었다.

다른병원을 가볼까....그냥 수술하지 말까....

우리 아들.... 돌잔치는 할 수 있는건가... 등등 모든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수술하기 전까지는 나도 남들처럼 그냥 그렇게 살았다...

직장생활하고... 하기싫으면 안하는것도 많고...

나도 사람인지라 오늘 할 일 내일로 미루고...

 

7월에 수술을 받고 모든게 달라졌다.

가장먼저 달라진건 내 목의 흉터....

그리고 매일 먹어야 하는 약....

물론 약은 다행이도 1년만 먹고 끊었지만 그당시에는 시간 맞춰

약을 챙겨먹는 것 조차도 너무나 스트레스였다.

여름이라 오프숄더를 입어도 모자랄판에 나는...

나는....목까지 가려주는 카라티를 고집했다...

 

그리고 내마음가짐이 달라졌다....

오늘만 사는 것처럼 늘 바쁘게 살고있다.

평소에 격언이나 명언같은건 새겨듣거나 마음속에 기억하면서

살아가는 스타일이 아니였지만 수술이후에는

 

시인 알프레드 디 수자의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이라는

시를 좋아하게 되었다.

[춤추라, 아무도 바라보고 있지 않은 것처럼

사랑하라,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노래하라, 아무도 듣고 있지 않은 것처럼

일하라, 돈이 필요하지 않은 것처럼

살라,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이 시중에 가장 마지막 구절이 나는 가장 마음에 들기도하다.

[살라,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그렇게 나는 수술이후 오늘이 마지막 날인것 처럼

하루하루 바쁘게 살고 있다.

먹던 갑상선 약은 수술후 1년만 먹고 끊었고 지금은 목에 흉터도 많이 사라져

내 입으로 말하지 않으면 남들은 대부분 몰랐고

내 스스로도 흉터에 둔해지기도 했다.

 

2024년인 지금 나는 누구보다 건강해지려 부단하게 노력중인

한 남자의 아내이자,

한 아이의 엄마이자,

대한민국 30대 여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