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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치는 맛
작성자
이*희
등록일
2024.07.10
조회수
1,260

아이들과 함께 수업한지 20년이 넘었다. 어느땐 지쳐 쉬고 싶을 때도 있지만 지금 하고 있는 일은 적성에도, 시간관리에도 내게 딱이다.  오늘은 예원이가 말하길

"저는 선생님 수업에서 매일매일 새로운 것을 알아가는 게 진짜 좋아요. 그래서 선생님하고 수업하는 화요일이 정말 기대되고 설레요"

'그래, 요런 맛에 수업을 하는 거지'

나는 바로 반응해 주었다.

"그래, 선생님도 예원이처럼 반짝반짝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수업하는 친구가 있어 설레고 두근거리며 학교에 온단다"

같은 교실에서 수업을 해도 한마디 하면 두 마디를 이해하는 아이가 있다. 설명을 해도 못 알아듣는 것은 충분히 이해된다. 사람마다 받아들이는 깊이와 폭의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그런데 수업 중 엉뚱한 짓하는 아이들에게는 화가 난다. 그렇다고 일일이 화낼 수도 없는 노릇이다. 지문, 제시글 읽기를 하는 데 지우개를 쪼개고 있거나 종이 접기를 하고, 책 가장자리에 그림을 그리는 등 엉뚱한 행동을 하면 부글부글 한다. 수업시간에 물 먹으러 한 번, 화장실 한 번씩 따로따로 다녀오는 아이도 있다. 충분히 자기조절이 될 수 있는 학년인데 ...

속상함을 상쇄할 수 있는 건 가르치는 보람, 가르치는 기쁨이 더 크기 때문이다. 가르친 것을 충분히 이해하며 상호작용이 일어날 때, 이따금 포스트 잇에 쪽지 편지를 보내올 때 많이 기쁘다. 아이들은 도화지다. 어떤 그림을 그리게 할 지 교사의 역할이 크다. 물론, 부모와 자신의 몫도 크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