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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그에게 내 힘을 보낸다!
작성자
김*복
등록일
2024.07.31
조회수
870

라이너 쿤체의 〈뒤처진 새〉라는 시가 있다.


뒤처진 새  - 라이너 쿤체

철새 떼가, 남쪽에서

                                 날아오며

도나우강을 건널 때면, 나는 기다린다

뒤처진 새를

 

그게 어떤 건지, 내가 안다

남들과 발맞출 수 없다는 것

 

어릴 적부터 내가 안다

 

뒤처진 새가 머리 위로 날아 떠나면

나는 그에게 내 힘을 보낸다


 

시인은 말한다. 안다고!

'그게 어떤 건지, 내가 안다 / 남들과 발맞출 수 없다는 것 / 어릴 적부터 내가 안다'

그 감정은 '뒤처진 새'가 느끼는 걸까?

아니면 뒤처진 새를 바라보는 '시인'이 느끼는 걸까?

그것도 아니면 이 시를 읽고 있는 '나'의 감정일까?

사실 그게 어떤 건지, 나도 안다. 남들과 발맞출 수 없다는 것. 어릴 적부터 나도 안다.

시를 읽으며 갑자기 눈 시울이 붉어진다.

 

시인처럼 나도 그에게 내 힘을 보낸다!

'뒤처진 새'에게,

뒤처진 새를 바라보며 서 있는 시인에게,

시를 읽으며 그게 어떤 건지 아는 나에게,

그리고, 이 글을 읽으며, 어릴 적부터 그게 어떤 건지 아는 너에게

나도 그에게 내 힘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