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 때 공부했었던 스페인어.
영어도 버거웠었던 그때…….
‘영어도 힘든데 스페인어까지!’
‘스페인 분을 뵐 일이나 있을까? 스페인어를 쓰는 나라의 분 만날 일 있을까?’
‘그러면 아깝지 않겠다, 이 시간.’
이게 내 생각들이었다.
결국 '쓸모가 있을까?' 이게 내 생각.
최근, 외국인 분께서, 내가 일하는 곳으로 오셨다.
“안녕하세요?” 한 후 영어로 “Welcome to Korea!” 하니…….
미소 지으시며 그분 “선생님, 영어 잘 하시네요.” 하신다.
그리고 시간 지나 그분, 교실로 오셔서 아이들에게 인사를 하시는데 귀 쫑긋.
스페인어!
드디어, 스페인어 쓰시는 외국인분을 만났다.
볼리비아 분.
이날 위해 지금껏 내게 남아준 거니? 스페인어 두 마디.
쓸 일 있을까 싶던. 두 말, 하고 싶어, 기회를 노리던 나.
그 나라의 옷, 악기, 동물에 대해 알아가며 재밌게 수업을 들은 아이들.
그리고 온 마지막.
처음 그분께서 알려주셨던, 끝인사까지 나눈 후…….
그분이 교실을 나가시려는 찰나, 난.
“Hasta la vista.”
그분 즐거워하시기에, 난.
“Muchas gracias.”
미소 지으시는 그분.
쓸모, 있었다.
쓰일까 싶지만…….
“나 하는 이것, 언젠가 그 쓸모, 발휘할 날 있다.”
이 깨달음 얻은 날.
외워두길 잘했다, 두 마디.
또 봬요, 정말 감사해요.
아스타 라 비스타, 무차스 그라시아스.
한 번 더, 쓸모.
“Hasta la vista.”
“Muchas gracia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