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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
작성자
이*진
등록일
2024.08.18
조회수
499

 얼마 전 ‘매일 갑니다, 편의점’이라는 책을 봤다. 편의점 점주인 작가는 일하는 틈틈이 글을 썼다고 한다. 근무 중 갑자기 글을 쓰고 싶을 때면 찢어진 박스에 적기도 했다고.

 편의점 점주가 썼다는 흥미로움을 더해 그곳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재치 있게 담은 에세이는 몇 번의 웃음을 지나 단숨에 다 읽을 수 있었다.

 누구나 언제든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글을 쓸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에 나도 일하는 중간중간 글을 써보았다.

 메모 앱을 깔고 순간의 감정과 그날 있었던 일, 차마 입 밖으로 내뱉지 못한 속마음을 적어보았다.

 남편에게 화가 잔뜩 난 상태로 출근한 날, 직장동료와 은근한 기싸움으로 지친 날, 고객 앞에서 하고 싶은 말을 참느라 속이 쓰린 날 등등.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못할 내 민낯을 솔직히 적어보니 묘하게 후련했다. 그리고 아무 일 없던 듯이 다시 하루를 시작할 수 있었다.  

 휴가를 어떻게 보내냐고 묻는다면 글을 쓰고 있다고 말하고 싶다. 끝 모를 이 여름의 불쾌함을 날리기 위해 메모장을 열고 휴가를 떠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