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듣는 걸 좋아한다. 아니 좋아했다. 대중교통으로 이동할 때는 항상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들었다. 차로 이동할 때는 음악을 크게 틀고 운전하는 걸 좋아했다.
임신을 했을 때는 태교를 위해 클래식 음악을 많이 들었다. 원래 클래식을 좋아했지만, 이왕이면 가요나 락 음악보다는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마음의 안정도 갖고 아이에게도 들려주고 싶었다.
아이를 낳고부터는 가요보다는 한글 동요, 영어 동요, 이야기 같은 장르를 많이 들었다. 차로 이동할 때도, 집에서도 내가 듣고 싶은 음악보다는 아이가 들으면 좋은 음악을 많이 들었다. 그러다 이제는 나도 듣고 싶은 노래를 들어도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차에서 가요를 오랜만에 처음 들었을 때가 아직도 기억이 난다. 원래대로 동요를 틀까, 가요를 틀까 고민하다가 가요를 틀었던 순간이었다.
이제는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이제는 내가 좋아하는 노래를 이어폰으로, 스피커로 마음껏 듣는다. 내가 음악 듣는 걸 좋아했다는 걸 잊고 있었다. 노래로 인해 기분이 좋아서 웃기도, 노래를 듣다가 감동을 받아 눈물이 나기도 할 수 있다는 걸 새삼 느꼈다.
아이와 좋아하는 노래가 같아져서 같이 크게 노래를 부를 수도 있다. 좋아하는 걸 할 수 있다는 건 행복한 일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좋아하는 것도 조금 양보할 수 있다는 건 행복한 일이다. 이제는 사랑하는 사람과 좋아하는 걸 함께 할 수 있으니 더 행복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