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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도시부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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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잇는다
작성자
이*진
등록일
2024.08.22
조회수
526

 

  “이번엔 웹툰을…….”

  “판권을…….

  “, 그리고 한 작품은……. 그건 얘기 나누는 중이에요.”

  환한 표정, 밝은 목소리로 이야기하는 그 사람.

 

  나, 분명 재미있게 영상 보던 중이었는데. 주중엔 아니 나올 웃음 크게 뻗으며 맛있게 콜라도 마시고 있었는데.

 

  턱, 목이 메었다. 체를 한 듯. 속이 안 좋았다.

  뭘 많이 먹지도 않았고 외려 배가 고픈 채 이 영상을 봤었는데.

  요동친다, 마음이.

 

  그리고 이내 얼마 가지 않아 그 영상을 끄고야 말았다. 분명, 너무 재밌게 보던 영상이었고 기다리다가 본 영상이었는데.

 

  내가 왜 이러는 걸까?

 

  먹어서 얹힌 게 아니다.

 

  처음, 아니었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그 자리를 피한 것.

 

  그리고 내가 하는 일은, 내 마음을 달래는 일. 예외 없는 요동, 그 소동에 또다시 난, 흔들리는 맘을 토닥였다. 새로울 것 없이.

 

  쓴 작품이 웹툰으로.

 

  쓴 작품 속 나온 등장인물들이 살아서 숨을 쉬는 일들.

  그 일들이, 내 꿈이라서

 

  먼 꿈 향해 가는 돌길 위, 이미 진정한 자신으로 살고 있으며 살아 나아갈 그를 바라봄은 아픈 일.

 

  영상을 끈 나는 모든 게 부질없이 느껴졌다. 전엔 분명 괜찮았고 아무렇지 않았는데, 그 얘기를 들은 난.

  밥을 먹어도 배부르지 않고.

  누워 자도 잠시도 쉰 적 없는 사람이 되며.

  친구와 오래 통화를 해도 친구 없는 사람.

 

  ‘나 뭐 하고 있니?’

  그 사람은 그렇게 자신의 숨으로 호흡 활동을 해 나아가며 나아갈 텐데. 나를 감싼 공기, 날 휘감은 내 숨. 진정 내 것이 아니라는 걸 알면서 밥은 넘어가? 누워 자? 친구랑 오래 통화해?

  한순간, 난 마음이 갈기갈기 찢긴 사람이 된다.

  글을 써 마음을 닳게 하고 그렇게 자신이 쓰여 자신이 닳아 가길 바라며 쓰고픈 나는, 내가 그리는 내 숨 속에 사는 그 사람들, 차마 바라볼 자신이 없다.

  이 마음, 대체 뭘까?

  내가 나를 끝없이 익사시키고 있다. 여기서 헤어 나와야 한다. 살려면.

 

  난 가만 나를 떨어뜨려놓고 생각한다.

  난 왜 견딜 수 없을까. 이렇게나.

  돌아보면, 많았다. 작품을 남기며 걸어가는 사람들, 그분들이 나온 매체를 일부러 넘긴 일들, 서점에서 큰 상을 받은 작품이 나열된 곳은 일부러 빨리 스쳐 지나간 일들.

 

  달라진다, 이때는. 미묘히, 내 심리 상태. 문제다. 이래선, 안 되겠어.

 

  가만, 차분. 나를 대하니 금세 알게 됐다.

  나는. 그래. 나는 나에게, 글을 평생 쓰게 하며 사는 삶을, 나를 평생 달게 하며 사는 삶이라 여기는 사람. 그래, 그런 사람.

  그래서 그의 이야기, 들을 때 참을 수 없어 결국 귀를 닫는 건, 질투와 투기, 부러움보다는 사랑이리라!

 

  그 일을, 너무 사랑해서. 글 쓰는 일에 날 쓰는 일, 그 일로 살아가고 싶어서. 그만큼 그 일 너무 사랑해 뜨거워져 그만 견딜 수 없었음이리라.

 

  그렇게 내 맘 다시 확인하고 나서야 다시 그 영상, 이어볼 용기가 생겼다.

  “당신도 얼마나 그 일을 사랑하겠어요. 그간 참 뜨거웠겠어요.”

  영상 앞에 내 혼잣말을 얹는다.

 

  그리고 재생 버튼을 눌러, 다시 영상을 잇는다.

 

  “그래, 내 사랑의 재확인에 지나지 않아.”

  그리고 다시 혼잣말을 잇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