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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작성자
이*름
등록일
2024.08.30
조회수
693

천문과학관에 가서 지구의 탄생이라는 짧은 다큐멘터리를 보았다. 지구가 어떤 지난한 시간을 견디고 지금의 지구가 되었는지를 보여주는 영상이다. 그 과정에는 필연 뿐 아니라 분명 우연도 포함되었다. 꼭 지구가 지구가 되어야만 했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가 아닌 다른 행성이 지구의 자리를 차지하고 생명을 가진 행성이 되었을 수도 있다는 설명이었다. 그렇다면 우리의 지구 그리고 내가 우연에 의해 이곳에 있다는 뜻이기도 했다.

그렇게 생각하자 이상하게도 내 마음이 가벼워졌다. 내가 우연에 의해, 그리고 엄청난 행운에 의해 지금 여기에 있게 되었다는 게 한 번 뿐인 행운권의 기회를 받은 사람처럼 느껴졌다. 없을 수도 있었던 기회를 공짜로 누리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렇다면? 지금 이 시간과 기회를 미간에 주름 잡고 심각하게 살 것이 아니라, 감사하게 순간을 느끼면서 살아도 된다는 뜻 같았다.

지구의 탄생을 통해 내 탄생을 돌아보고, 이런 위안에 도달하게 되었다. 저 우주 건너편에 어떤 은하계에 속한, 어떤 행성 속에, 익명의 생명체는 어떤 생각을 하고 지금을 살아가고 있을까?

인생은 가 아니라 어떻게살아가는지 묻는 게 유익하다고 했다. 우주를 생각하며, ‘어떻게를 다시 생각해 본 시간이었다. 읽다가 꽂아둔 [코스모스]책을 다시 잡아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