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오셨네요_짧은 소설
오늘도 역시.
어제와 마찬가지로.
내 노트북 화면을 채우는 영상들.
스크롤을 내리고 내리다가 흠칫 놀란다.
여기는 한 채널의 영상들만 있네. 어지럽다.
차곡차곡 쌓였구나.
마치 정갈히 만든 3층 케이크처럼
내 기억과 흔적
어쩌면, 이 노트북이 제일 내 맘을 잘 알아주는 것 같아서…….
피식, 웃음이 나네.
난, 매체에 먹힌 먹잇감인가?
수사물, 추리물, 미제 사건 영상……. 좋아하지만 그마저도 홍수처럼 날 덮으니 숨 막혀…….
좋아하는 것도 내 기준 이상으로 밀려오니 고통이구나.
와직!
노트북을……. 두 동강 냈다. 그렇게 난 구해낸다, 익사 직전의 나를…….
이틀 후]
“고객님, 안녕하세요? 이 주 전쯤인가, 오셨는데……. 또 오셨네요.”
“아, 네, 안녕하세요? 고장이 났어요. 부서져서……. 노트북 최신 걸로 좀 사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