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놓친 것들이라
한 해 한 해가 갈수록 왜 이렇게 갖고 싶은 게 잦아지는지.
야간 자율 학습 시간에 친구와 몰래 나와 함께 떡볶이 먹었던 것, 왜 이리 그립지?
과거 속에 묻힐 시간으로만 생각했지만 요새 불쑥불쑥 내 삶에 끼어드는 기억.
존댓말 없이 서로 이름으로만 불리던 때, 참 그립다.
돌아오지 않을 시절이란 걸 너무 잘 알아서, 더하다.
보고 싶단 한마디에 달려오는 친구, 참 그립네.
이제는 안다, 거리가 멀어서, 서로의 삶이 있어서.
마음은 하늘이지만 발은 땅에 붙어 있어서 어렵다는 걸 또한 잘 알아, 아쉽고 그립다.
당연하듯 부르던 친구, 선생님.
의지할 사람 많던 고등학교.
외로울 시간 없던 그 시절이.
옛날이라, 갈수록 더 먼 옛날 일일 터라 그립고.
그리운 이 순간 더 그리움 속으로 젖는다.
다 전에 가져본 것들, 넘치도록 안았던 것들.
원래 내 거였었는데 시간이라는 자연스러운 연유로 몰랐던 것으로 뒤로 남긴 채.
그에 아픈 적 없이.
서글픈 적 없다는 듯 뚜벅뚜벅 걸으며, 지금도 멀어지는 터라, 더 슬프다.
이미 옛날에 가져본 것들이라.
다 안아본 것들이라.
다 놓친 것들이라.
앞으로도 쭉 놓칠 것들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