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쏘기는 교원직무연수 중 어느 교수님의 권유로 시작했다. 허리가 아파서 고생을 했기에 동네에 있는 활터에서 레슨 일정을 잡았다.
3개월 동안은 자세연습만 하는데 한 동작 한 동작이 신기하고 경이롭다. 예를 중시하는 품격 있는 스포츠 같아서 더욱 매력있다.
활쏘기 때 지켜야 할 9가지 규칙(국궁 9훈)은 활을 쏠 때 절대로 말을 하지 말고(習射無言) 활을 쏘는 자세는 팔자도 아니고 고무래정도 아닌(非丁非八) 자세를 취해야 한다. 3개월간의 훈련 후 초사례까지 치른 후 활을 쏘게 되었다.
활쏘기를 배울수록 조상들의 지혜가 녹아 들어있다. 목이 길고 어깨가 딱 벌어지고 팔에 유연성이 있어 활쏘기에 안성맞춤이란다. 더구나 나이를 먹어서도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운동이니 열심히 연습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활터가 산꼭대기에 있어 청정한 분위기에서 심신을 수련할 수 있어 스트레스가 말끔히 해소되어 더욱 좋다. 3개월 동안 추위를 견디며 열심히 활을 배웠다. 가파른 경사가 있는 산까지 오르는 것만도 힘들다. 팔의 힘과 집중력이 요구되기 때문에 평소에도 팔굽혀 펴기, 턱걸이, 윗몸 일으키기 등을 부지런히 해야만 했다. 국궁은 145미터 고정 사거리의 어느 과녁판 맞추어도 명중으로 인정된다.
국궁을 배우면서 생활에 활력소가 생겼다. 스트레스가 많은 날이면 지인들과 순대국밥에 막걸리 한 잔을 즐겼는데 활쏘기를 배우면서 자연스레 금주를 하게 되었다.
“아빠도 진작부터 활쏘기를 배우라고 할 걸 그랬어.”
정년퇴임 후 무료하게 지내는 장인어른이 건강 악화로 고생하는 모습이 안쓰러웠던 모양이다.
궁의 매력을 일찍 알았더라면 장인도 권할 것을 안타깝다. 활쏘기의 매력은 집중력 향상이다. ADHD가 있다고 할 정도로 좌불안석인 내가 국궁을 배우면서부터 그러한 증상이호전되었다. 운동장에서 활쏘기 자세를 취해 보면서 심호흡을 하고 호연지기를 키우고 있다. 마음의 여유도 신체적 건강도 좋아지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생겼다. 주변 지인들에게 활쏘기를 배워보라고 이야기하는‘국궁 전도사’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