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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운 이들에게
작성자
조*정
등록일
2024.09.21
조회수
621

지현샘, 오늘 얼굴을 못봐서 아쉬웠어요.

회원의 날 일정을 급하게 정해야해서, 봉담에 사는 샘이 오긴 많이 힘들었겠죠.

6명이 만났어요. 이런저런 근황얘기를 하다 한 선생님이 아이 밴드부 공연이 있어서 일찍 자리를 떠난다고 해서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죠. 부천지회를 유지할지 말지에 대해 회원들의 의견을 듣는 자리였어요. 그림책분과 모임이 잘 되지 않아 10년차 선생님이 무력감으로 힘들어하면서 이 이야기가 필요하다고 판단되어 이 자리에서 꺼내게 됐다고 하더라고요.

분명 필요한 이야기였어요, 그리고 몇년전부터 그런 낌새를 회원 모두 느꼈을것이고요. 신입회원분이 이 모임에 대해 기대하는바가 컸는데 그 만족이 채워지지 않았다는 이야기도 들었어요.

결론은 유지하자로 통일. 이 모임에 대한 애정이 높고, 없어지는 것은 쉬운일이지만 다시 세우는 일은 훨씬 어려운 일이라는것. 이 모임이 수녀원소속 A유치원 책읽는엄마들 모임에서 비롯되었다는걸 다시 한번 알게 되기도 했어요. 그당시 어렵게 설립했다는 사실 오늘 처음 알게 되었죠. 

저도 처음 이 모임에 들어왔을때가 생각나요. 부천으로 이사오고 나를 성장할 방법을 궁리하던 중 이 곳에 직접 전화를 해서 찾아갔죠. 집에서 차로 30분거리에 있는 거점도서관에 매주 찾아가 함께 책을 읽고 질문에 대한 답을 하고 생각지 못한 일깨움을 할 수 있었어요. 하지만 몇년이 지나자 여기서 정체되어 있는 나를 발견하고 천천히 발을 빼려고 했어요. 그때 바로 샘이 계셨죠. 내가 이곳에 남을 이유를 샘에게서 느꼈어요.

이 지회가 15년 가까이 유지되고 있다는게 외부에선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한대요. 우리는 이 안에서 우리의 정체성을 못찾고 있었는데말이죠. 하지만 꾸준함이라는걸 우리는 잊고 있었어요. 다시 한번 도약하고자 여러가지 방법들이 나왔어요. 지부, 본부의 입맛에 맞게 가는 것보다 우리만의 방식으로 가보자고 입을 맞췄어요. 한달에 한번 오프라인으로 만나고 그림책분과와 청소년분과를 합쳐 온라인에서 활동도 함께 하자고요. 오늘처럼 얼굴 보고 이야기 하고 각자 전문성을 강의형식으로 녹여내서 우리의 성장을 도모하자고도 이야기했어요.

3년전 썼던 글이 있어요. 이 모임에 대한 회의적인 감정이 들어있는 내용이죠. 내가 가진 것에 대해 과소평가하지 않고 객관적으로 봐야할 것 같아요. 아마 저 감정은 하소연이었던것 같기도 하네요. 이 모임은 꾸준히 가져가야할 소중한 인연이에요. 샘도 그러길 바라며... 이만 마무리할게요. 지현샘이 사는 봉담에 찾아가는 날을 기다리며.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