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 비해 예측불가한 사고들이 훨씬 많아진 세상이다. 일상에서 편안히 걷는 중에도, 대중교통 이용 중에도, 자가 운전 중에도 사건 사고는 끊이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불안하고 두렵고 걱정스런 마음이 수시로 든다. 자가 운전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은 나는 얼마 전부터 내게는 새로운 습관이 생겼다.
보통은 백화점에 주차를 하게 되면 사진을 찍어두는 경우가 많았는데 요즘에는 좀 더 디테일한 메모를 하게 됐다. 가령, 종합 병원을 갔을 경우 ** 병원 제1주차장 4층 A5 이런 식으로 캘린더에 메모를 한다. 나의 하루 일정을 가족들이 대략은 알기도 하지만 매일매일의 일정들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경우는 많지 않다. 때문에 예기치 않은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주차한 차량이 어디에 어떤 위치에 주차해 있는지 가족들이 쉽게 알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때에 따라서는 주차가 여의치 않은 경우 인근 아파트 안에 주차하는 경우도 있다. 그럴 경우 00아파트 000동 지하주차장 이런 식이다.
누가 보면 걱정을 사서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걱정을 안고 사는 것이 바람직한 것은 아니나 현실적으로 우려스러운 일, 예기치 않은 사고 등이 줄을 잇다 보니 자연스럽게 나만의 대안으로 나온 발상이다. 더불어 나의 일정표는 휴대폰에, 책상달력에도 꼼꼼하게 남긴다. 걱정되는 일을 걱정해서 해결할 수 있다면 걱정이 없겠지만 어쩜 이 정도의 메모는 필요한 어수선한 세상이 된 것도 사실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