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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되기도 힘드는구나
작성자
이*희
등록일
2024.11.05
조회수
886

친구들 자녀가 하나 둘 결혼하더니 이제는 손주를 봤다는 반가운 소식들이 들린다. 친한 친구 중 한 명은 결혼한 딸이  몇 년 간 아이 소식이 없어 '그냥 계획이 없나 보다' 싶었다.  뒤늦게 이유를 알고 보니 딸이 엄마의 정년퇴직을 기다린 것이었다. 퇴직 시점에 맞춰 출산을 한 것이었다.  퇴직을 하고 나서 얼마 안 있다 첫 손주를 보았다. 많이 기뻐했다. 나도 덩달아 반갑고 기뻤다. 친구 집은 천안, 딸이 사는 곳은 분당이었다. 맞벌이인 딸은 육아 휴직이 끝나면서 친정 엄마인 내 친구에게 바로 아이를 안겼다. 

월요일부터 육아에 매여있다가 금요일 밤에 천안으로 이동한다.  주말을 남편과 보내고 월요일 새벽에 분당으로 향한다. 손주는 예쁘지만 육체적 정신적으로 고됨은 이루말할 수가 없다고 한다. "회사 다니는 게 훨씬 수월했다"고 깔깔대며 진심을 털어놓는다.  내 아이 키울 때 몰랐던 사랑스러움, 예쁨은 견줄바가 아니란다. 힘들지만 아이의 웃음, 재롱에 하루가 금세 지나간단다. 

육아 방식도 내 아이 키울 때와 완전달라 수시로 딸과의 갈등을 피할 수가 없단다. 딸의 육아 방식은 인터넷이 기준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갓 돌지난 아이인데 방문교사부터 시작해 문화센터로 놀이교실로 잠시 반시 쉴 틈이 없단다. 그럭 저럭 1년 동안 육아를 하다보니 생각잖게 무릎, 어깨, 팔 등 성한 데가 없다고 내게 하소연 한다. 그렇다고 딸 앞에서 아프다고 일일이 말할 수도 없단다.  딸을 생각하면 매정하게 뿌리칠 수도 없고 자신의 몸을 생각하면 매여 있을 수도 없는 그야말로 진퇴양난의 상황이란다. 할머니는 거저 되는 것이 아닌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