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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도시부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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든든하다 (下)
작성자
관*자
등록일
2021.12.01
조회수
56
양이 부족해 배고프지도, 면이라 빨리 꺼지지도, 비싸서 한 끼 식사로도 부족하지 않은 국밥집이다. 나는 식당 안으로 들어가 돼지국밥 한 뚝배기를 주문했다. 풍부한 돼지고기와 얼큰한 국물, 양이 많은 밥과 밑반찬, 높은 영양가까지. 돼지고기와 순대를 곁들인 6,000원짜리 국밥을 한 숟갈 맛보고, 양념을 두 숟갈 듬뿍, 파와 고춧가루 한 숟갈, 후추와 소금까지 골고루 넣고 휘휘 저어서, 국물을 후루룩 마셔 봤다. 조금 싱겁지만, 밥을 한 숟갈 크게 뜨고, 돼지고기와 순대를 한 점 집어 밥 위에 척 올렸다. 싱거운 맛을 잡고 뜨거운 화기를 중화해 줄 김치를 밥 위에 한 점 올려 크게 입속에 넣었다. 김치의 시원함과 아삭아삭함이 입안에 몰려들며 짭조름한 맛이 느껴졌다. 이어서 쫄깃한 고기와 순대를 씹자 그 안에 배어 있는 조금은 싱거운 국물과 짭조름한 김칫국물이 조화를 이루며 밥과 함께 입안을 돋구었다. 이번엔 밥을 덜어 국물에 철퍽 넣고, 숟가락으로 꾹꾹 눌러 국물이 밥알에 잘 스며들게 해 주었다. 숟가락으로 국물에 절인 밥을 크게 푸고, 다시 돼지고기를 위에 한점 올려 입안에 넣었다. 밥과 고기를 씹을 때마다 나오는 얼큰하고 구수한 국물이 입안을 덥힐 무렵, 깍두기를 젓가락으로 하나 집어 입안을 짭조름하
고 시원하게 만들어 주었다. 그렇게 먹다 보니 어느새 뚝배기를 완전히 비웠다. 국밥은 돈이 없고 영양을 챙겨야 하는 노년층과 소년층에게 최고의 음식이자, 우리의 배를 든든하게 채워 주는 최고의 음식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