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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개장 컵라면
작성자
이*학
등록일
2024.05.26
조회수
786

육개장 컵라면  알싸한 소중함

김이 모락모락 난다 코를 들이대었더니 알싸한 냄새가 강타를 한다

1989년 재수하던시절이다  부천시립도서관 지하식당에서 먹던 육개장 사발면이 생각이 난다

도시락에 김치볶음반찬  두개씩 싸들고 다니던 시절
용돈이 없어서  집에가는 버스비용을 아끼어  이틀에 한번 사먹을 수 있는 농심 육개장 라면

3분이 지났다 뚜껑을 제치고 휘휘저어 한 젓가락을 입에 물었다
  1989년 그때 그 느낌이다 입안을 감싸주는 알싸한 MSG 향연

한올 한올을 아껴먹다가 식당에서 내어준 단무지를 하나 베어물면 세상이 행복했던 그시절    

 면이 사라질 즈음  아쉽지 않고 더욱 기뻤던건 차가워진 네모난 도시락이 라면 국물을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도시락에 국물을 붙고 어머니가 만들어 주신 김치볶음과 함께 라면밥을 오물거리면 도파민이 후두부에 퍼지며 행복함에 젖어든다

팍팍한 재수생활 에서 느낄 수 있는 소소한 행복한 시간이었던 것 같다

버스비 아끼어 88 까치담배 한 개비를 사서피고  피면 필수록 입에 침이 마르는 백자를 사서 피던 시절이다.
컵라면을 한번 먹으려 몇 일을 아끼다 아끼다 먹었던 그 시절이, 잊혀진 기억이 생각이 난다

오늘 육개장 라면을 기다리는데 알싸한 MSG 향기에 생각이 난다

그때는 그시간은 행복했었다
그때는 몰랐던 소중한 시간이 생각이 난다

그리운건 그 육개장이 아니라 소소함에 행복했었던 그때 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