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간은 쓰지만 깊은 맛이 잔잔한
따뜻한 커피 한잔을 마시면서
젊고 가난했던 시절
젊은 날의 싱그러운 어찌보면 풋내가 묻어있는,
내가 아내를 사랑했던 표현방법을 떠올리며 웃음을 지어본다
#1. 구운 고구마
12월을 칼바람을 맞으며 버스정류장에서
늦은 퇴근을 하는 아내를 기다린다
깜짝 놀라는 귀여운 아내 얼굴을 생각하고 있는
내입술이 벌써 귀에 걸려있다
그리고 또하나
내 주머니에서 따뜻한 열기를 품고 있는
전자렌지에서 갖 데운 군고구마 한 개
발을 구르며 기다리니
저 앞에서 아내가 탄 버스가 오고 있다
출구에서 내리는 아내 앞에 얼른 다가가니
ㅎㅎ
놀람, 반가움, 기쁨, 그리고 사랑
다양한 표정의 아내 얼굴이
내 기억에 남겨진다
그리고, 추운 날 손에서 손으로 건내진
주머니 속 군고구마
비록 전자렌지로 급조한 비루한 고구마지만
함께 한입씩 같이 하며 또한번 서로에게 웃음지어 본다
이런 소소한 행복을 만들어 갔던 젊은 날들을 뒤로하고
나이들은 지금.
오늘도 작은 이벤트 하나 만들어 보려고
잘 굴러가지 않는 머리늘 돌리며
또한번 웃음 지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