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백수랍니다.
백수가 좋아요.
제가 밖에 나가고싶은날 나가기 싫은날을 맘대로 정할 수 있거든요.
백수가되면 정말 많은걸 할줄 알았는데 솔직히 많은걸 하지않았어요.
놀고 먹고 자고 만 하는 진정한 백수 는 아니고 나름 청소 빨래 운동을 했어요.
백수가 되면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생활 할 줄 알았는데 제 생활반경은 좁더라구요.
커피숍,도서관 이 두개를 제일 많이 갔고요. 너무 늘어질것같아 운동도 등록했죠.
하지만 그게 다에요. 백수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행동지침이랄까.
백수도 나름 일정이 있더라구요.
다만 직장인과 다른건 출퇴근이 정해져있지않다는거에요.
내가 원하는 시간에 맞춰 내가 하고싶은거 하고 마무리하면 그것이 출퇴근이 되는것이죠.
너무 행복합니다.
그래도 위에 보면 저 하는 행동들이 행복을 위해서만 했던건 아니에요.
불안해서 하는 행동들이였죠
나혼자만 있는것같은 동떨어짐을 털어내기위해 커피숍을, 무식함을 채우기위해 지적인척 도서관을, 늘어진 정신력을 붙잡기위한 운동을 시작한거에요.
이것들이 근데 백수의 일과가 되니 그것들이 행복이되더라구요.
이렇게 지내다보니 돈이 벌고싶어졌어요.
이 감정이 되게 중요했어요. 무언가를 위해서 무언가를 하고싶어지는 감정이요.
돈을 벌고싶어지니 직업을 선택해야하잖아요? 직업을 선택하려면 뭘 배워야해요. 그럼 뭘 배우기 위해서는 뭘 생각하죠?
내가 뭐를 관심있어 하는지 생각하게되요. 근데 이 생각을 하다보니까 알게된 사실은 진정으로 생각하는것을 들어내기 위해서는 양파처럼 겹겹이 쌓인 묵은 감정들을 들어내야하더라구요.이과정에서 전부터 좋아하는것 이라고 생각했던것들이 진짜 가 아니라는걸 알게되었거든요.바로 알게된건 아니에요. 시간을 갖고 생각했기때문이에요.
사회적으로 만들어진 형태에 둘려쌓여 그것이 진정 나라고 생각했는데, 그 막을 벗겨내고 그 속의 제 자신을 찾아가는것이 누에가 나비되는과정과 같더라구요.
아직 확신은 없지만 아닌걸 골라내는 시간을 가졌다는거에 아주 큰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시간이 멈춘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간을 만들었다는 생각을 하게되었어요.
살아가는 인생에 있어서 나에게 새로운 시간을만들어주는 기회가 생긴게 너무 좋네요.이번 기회에는 제가 이렇게 백수생활을 하면서 하고싶은욕구를 통해서 발걸음이 가벼워지는 행복한 감정을 만났습니다. 누가 그러더라구요. 잔디밭에 길을 내고 싶으면 잔디를 밭을 걷게 두라고요. 그럼 사람들이 낸 발 자국이 그 길을 알려준대요. 어떤 감정들이 나쁘다 좋다가 없는거와같다고 생각이 듭니다. 내 인생의 이러한 감정들은 저의 길을 안내해주는 발자국이 되고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