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름으로 달음
동생들에게는 딱딱이, 무심이
가장 친한 친구에게는 정 없다…….
내가 듣는 말
자신에 대해 파악을 안 하고 있는 사람은 아니라, 어느 정도는 알고 있었는데 이런 말을 들으니 실감하는 나란 사람의 무정.
‘그렇게까지?’
‘내가 그렇다고?’
그러니 떠오른다. 예전, 친구에게 들었던 말.
“경주마 같아.”
“앞만 보지 말고 옆도 봐.”
아, 나 그런 사람인가?
이 생각…….
물론…….
매일은 아니지만, 문득 든다.
직업 특성상 아이들과 함께 있는데 애들과 있을 때는 이런 내 무정함 잘 느낄 수 없는데……. 아니, 어쩌면 이것도 나의 착각일까?
그래도 나는 스스로를…….
정이 필요할 때 정 많은 사람, 위로가 필요할 때 따뜻한 사람이라 생각했는데…….
한 일로 깨달았다.
아…….
딱딱이, 무심이, 정 없다.
이런 얘기를 듣는 데엔 이유가 있었네……. 이렇게.
한 아이가 와서 말했다.
“선생님, 여기 아파요.”
상처를 확인하니, 이미 전에 난 상처, 하지만 이 아이는 지금 내게, 무슨 조치를 원하고 있는 것이다.
그게 뭘까?
파악해 보자.
정리를 하는 시간인데 아프다고 하는 걸 보니, 우선 정리하는 게 힘들다는 뜻일 테고, 또한 밴드를 붙여달라는 뜻일 터.
“밴드 붙여 줄까?”
“정리하기 힘들 것 같아?”
아이는 두 질문에 다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 내가 맞았구나.
그리고 시간이 흐른 뒤……. 그 아이, 내 곁에 계신 다른 분께 온다. 그리고 말한다.
“선생님, 여기 아파요.”
나에게 했던 말과, 똑같네, 하고 있는데…….
“왜?”
그분의 물음
그런 후 아이가 다친 곳을 관심 있게 살펴보신다.
아, 이분 정이 많으시구나.
나, 무심한 사람이었구나, 그렇게 깨닫다가…….
급기야 내 인격을 의심했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다름
그래, 다른 거지……. 성향이…….
그분은 마음을 만짐으로 아이의 아픔을.
나는 해결책 제시로 아이의 아픔을.
감싼 거야, 그렇게 생각하다가…….
생각이, 이에 다다랐다.
다름으로 달음
한 사람은 마음을 헤아림, 또 한 사람은 해결을 헤아림.
이렇게…….
다름으로, 누군가의 마음에 빛을 달음.
그래, 그러면 되지…….
그래, 그러면 된다.
다름으로 누군가의 상처에 새살을.
하여, 그 마음 살찌도록 무게를 달음.
그러면 됐지, 두 헤아림으로.
무심한 나를 질책하려다 멈추고 이 결론에 이르러 혼자 흡족해했던 순간.
마음 파악, 해결 파악
이 두 가락, 잘 어우러져 누군가를 치료할 따뜻한 음악 되면, 그거면 됐지, 하며 당장 나 자신의 마음부터 치료했던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