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오늘은 인절미처럼 시간이 쭈욱 늘어난 느낌이다. 하루가 길다. 아침 일찍 일어나지도 않았는데, 이것도 하고 저것도 했는데도 아직 낮이다. 다행인건가. 아이에게 “시간이 없어! 빨리 숙제 해야되!” 라고 채근을 하는게 보통인데 오늘은 아니다. “이거만 하고 쉬자. 쉬었다가 이따 하자.” 이렇게 여유를 부려도 시간이 남는다. 왜일까?
덕분에 나도 책 읽다가 오랜만에 노트도 뒤적여본다. 필사도 해 보고 음악도 듣는다. 청소기까지 돌려도 시간이 남는다. 좋다. 정말 ‘주말’ 같다고 느끼는 하루다.
‘주말’ 즉 한 주의 마지막이지만 달력에서는 보통 일요일이 제일 먼저 적혀있다. ‘주초’라고 부르고 ‘이번 주 시작은 이렇게 여유있게 하고 싶은 것들을 느긋하게 해도 되는 주인가보다’ 하고 마음 먹어 본다.
인절미처럼 쭈욱 늘려서 쓴 ‘주초’ 일요일, 이번주가 인절미처럼 맛있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