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그런 얘기를 들었다.
꿈을 꾸면 꿈과 닮아간다는 말.
한때는 그 꿈길을 잘 걸어가고 있다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
하여, 위의 말.
그 말 알 것도 같았던 때가 있었지만 꿈과 멀어진 때를 거쳐서…….
꿈, 동화 속 캐릭터처럼 만나질 것 같지 않은 때 지나 꿈, 그리움 된 날들 속에 이르렀다.
요즘.
요즘은 다시 가까워지는 기분, 꿈과.
꿈에 다시 가까워지고 있어서. 그럼으로써 나로 사는 요즘.
하여, 참 좋다.
지금의 이 기분, 어디에서 온 건지, 그 이유 확실히 알고 있는 것도.
좋다.
이 기분은, 출발점은 묵음, 도착점은 믿음.
속사람에게 전한 소리 없는 목소리에서 출발했고 내 속사람을 믿는 데에서 멈췄다.
그 멈춤은 꿈을 위해 날아오르는 춤사위. 이 춤사위, 자신에게 한 속삭임으로부터 시작한다.
그 속삭임을, 성취로 만든 데에서 기인한 동작.
“꿈이 작가라며, 아무것도 안 해?”
“어려운 거 알아. 짧은 글이라도 좋아, 매일 한 편의 글을 써 줘.”
화자 나, 청자 나.
나와의 약속. 성취 이전 생존 문제, 이뤄지지 않거나 헛된 것이 되어 버린다면, 속사람과의 계속되는 불화와 불일치를 의미함일 터, 결국 생존에서 멀어지는 일.
그러면 난, 있긴 하지만 무존재이므로. 말뿐인 마음, 말뿐인 사람이라면.
2020년, 감사히 한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았다.
그건, 이전까지 계속된 낙선을 치유하는 묘약이었지만, 그뿐, 이후로 이렇다 할 글이 나오지 않은 채 살아온 요 몇 년 난 내가 아니었다.
봄이면 사그라드는 설광, 여름이면 녹아가는 아이스크림.
가을이면 이리저리 차이는 낙엽, 겨울이면 나뭇잎을 빼앗긴 나무.
그게 나인 줄 안 채 지낸 몇 년.
하여, 날이면 날, 달이면 달, 해면 해…….
난 내가 아는 나도 아니었고 되길 바라는 나도 아니었으며.
내가 겪는 나, 사람 아니었다.
살아갈 수 없었고, 그저 살아지며, 동시 사라지며, 녹슬고 있었다.
그렇게 아픔이 삶인 줄, 슬픔이 숨인 줄 알며 오다 얼마 전, 간단한 그림을 그리는 공모전에 참가했다.
그러면서 다시 느낀, 마음속 꿈틀댐.
그 공모전을 시작으로, 글 쓸 수 있는 열정과 펜 들 수 있는 용기, 얻을 수 있었다.
다시.
“이렇게 좋잖아. 그냥 이 자체가 참 좋잖아.”
“시간 가는 줄도 모르면서, 이렇게 좋은데.”
다시 시작, 글쓰기.
다시 시작, 나.
매일 글쓰기.
며칠의 공백, 있다면, 글쓰기를 위한 시동.
시조, 수필, 네이밍, 편지글, 아이디어.
공백은 공모전 탐색.
진행 중…….
속사람에게 한 칭얼거림부터, 앞 펼쳐지는 곡선과 직선의 향연까지.
이런 요즘.
꿈을 가진 뒤 깨달았다.
제일 중요한 사람, 자신.
자신의 음성에 귀 기울여야 한다.
누군가를 구하는 삶이 꿈이었지만, 나부터 구해야 한다는 것을, 꿈꾸는 이가 되고 알았다.
꿈 이루는 일 이전, 꿈꾸는 일 이루는 요즘. 글 쓰며 날 쌓는 요즘.
숨, 이렇게, 앞에 둠. 박동. 느낀다. 쟁쟁, 내 숨소리. 이리 들을 수 있어 좋다. 듣기 좋은 소음.
언젠가 꿈을 이뤄 날 구하는 데에 이르러 남 살리는 자로 나아감에 있어 오늘 글 한 편이 숨이다.
숨 한 뭉치.
내 음성을 듣는 건, 날 지키는 것. 그게 내 생존과 가장 닮아있고 닿아있기에.
글 한 편씩 써나가는 요즘, 삶 중 가장 꿈 많이 이루는 시간.
‘언젠가의 꿈 이전 오늘의 꿈.’
그 꿈 이루는 요즘.
매일 배달되는 성취감.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