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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얼굴
작성자
조*표
등록일
2024.08.05
조회수
1,030

 

  장인어른에 대한 추억은 언제나 애틋하고 아련하다. 퇴임 후 소일거리 없이 무료하게 지내시는 것이 안타까워 무언가 작은 즐거움이라도 드리고 싶어서 고민 끝에 찾아낸 것이 화투다. 다행히도 아파트 아래위층으로 살았기에 자주 찾아뵙고 소통할 수 있어 참 좋았다. Go를 할까 Stop할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상기된 얼굴로 어쩔 줄 모르는 모습은 상상만으로도 재미있다. 화투가 끝나면 막걸리 한 잔을 나누며 세상 돌아가는 얘기로 이야기 꽃을 피웠다.

몇 해 전, 저 먼 하늘나라로 이별 여행을 떠났다. 임종 직전 내 손을 잡고 웃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아내에게는 거수경례까지 하셨다. 상대방에 대한 존경심을 표현하고자 할 때 거수경례를 한다는데 가정을 잘 건사한 믿음직한 딸에 대한 마지막 신뢰와 고마움의 표현이셨을까?

입관식을 지켜보면서 밀려오는 슬픔을 주체할 수 없다. 혹시라도 소홀하면 어쩌나?’걱정을 했는데 생명을 소중히 하는 장례지도사의 손길 하나하나에 안심이 된다. 면도도 해드리고 꽃무늬가 있는 관에 세심하게 눕혀드리며 예의를 표하는 모습에 존경심마저 절로 든다. 엊그제 장모님을 모시고 추모원에 다녀왔다. 장인어른 사진을 보니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 같다.

 

사는 게 힘들고 지칠 때면 언제든지 또 찾아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