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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름 밤의 구렁이 사건
작성자
조*표
등록일
2024.08.05
조회수
826

친구들과 들로 산으로 놀기에 바빴던 어린 시절, 동굴에서 숨바꼭질을 하면서 놀면 시간이 금방 갔다.

어느 여름날, 밭에서 따온 개똥참외를 실컷 먹은 탓인지 자꾸 화장실이 가고 싶다. 한 참 일을 보고 있는데 기분이 이상하다.

그런데 큰 구렁이 한 마리가 금방이라도 내 고추를 물어버릴 모양으로 잔뜩 똬리를 틀고 있다.(당시에는 구렁이가 집안을 지켜주는 수호신이라고 생각했던 시절이다.)

으악

소리를 지르며 마당으로 뛰쳐나왔고 큰형님께서 작대기로 간단히 처리하는 것으로 일단락되었다.

화장실의 구렁이 사건은 오싹오싹 공포체험이었다.

이후로 화장실만 가면 밑바닥을 내려다보는 습관이 생겼다. 지금은 수세식 화장실이라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지만 그날의 사건은 오랫동안 악몽 같은 기억으로 잊혀 지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