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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인데도 별빛이 흐르네
작성자
이*진
등록일
2024.08.27
조회수
214

  때론 치유는 가까이 있다.

   

  예상치 못한 순간, 환희가 찾아들 때가 있다.

 

  직업상, 아이들과 함께 있는 일상을 보내는데 평소 마음이 따뜻하여 내 손이 차가울 땐 늘 두 손으로 내 손을 데워주는, 내가 손난로라 부르는 아이가 있다.

 

  그 아이가 오늘은 왠지 표정이 뚱…….

  왜일까?

 

  점심시간까지…….

  “선생님, 저 김치 먹는 것 좀 보세요.”

  “국물에 안 씻어 먹어요, 보세요.”

  “봐봐요, 이렇게 많이 먹어요.”

  이렇게 김치 세 조각 밥숟갈 위에 놓고 거침없이 먹으며 성취감을 맘껏 드러낸  아이, “우와, !” 하며 금세 물을 찾긴 했지만 김치와의 순간, 선생님의 박수의 순간까지 시종일관 함박웃음이던 그 아이가…….

 

  표정이 시무룩하다.

 

  그것도 노는 시간에.

 

  “난로(가명), 무슨 일 있어?” 물으니 또 아닌 듯 씩 웃는다. 그러다 다시 살핀 난로의 표정. 또 가라앉았다.

 

  응? 이건…….

  진짜 뭐가 있는 게 분명한데.

 

  “난로야, 괜찮아?” 내가 또 물으니 이기지 못해 웃음을 선보이는 아이. 신경 쓰였었는데. 다행, 하며 신경과 시선 다른 아이들에게 돌리고,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

 

  “선생님! 저는요.” 하고 말문을 연다.

 

  무슨 말을 하려는 걸까, 진짜 무슨 일 있었던 건가?

 

  “저는 선생님이 멀어지면 웃음이 안 나오고 선생님이 가까이 있으면 웃게 돼요.”

 

  …….

 

  별빛, 낮인데도 별빛이 흐르네…….

 

  아이들을 위해 난 좋은 선생님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나?

  가끔 모든 게 지쳐서…….

  “선생님!”이라는 말을 듣던 시절 말고.

  “선생님!”이라는 말을 하던 옛 시절 그리워질 때 많았는데…….

 

  나의 현재(present)를 정말, 선물(present)로 만들어주는 이 아이.

 

  길을 헤맨다는 내 회의감을 성취감으로 바꿔줬다.

 

  난 아직도 환한 낮에 흐르던 별빛이…….

  앞에 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