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후의 나는 무엇이 되었을까에 대해 이야기했던 초등학교 진로시간이 종종 생각난다. 그때는 꿈이 너무 많았다. 대통령도 되고 싶고 피아니스트도 되고 싶고 작가도 하고 싶었다. 꿈 많은 아이는 그대로 자라서 꿈 많은 어른이 되어 행복할 줄 알았다. 하지만 현실의 장벽에서 그 가득찬 꿈들은 하나씩 사라졌다. 돈을 벌지 못 해서, 재능이 없어서, 경쟁이 치열해서 등 제각각 다른 이유로 꿈을 지워내니 이제는 내가 무엇을 꿈꾸었는지도 흐릿해진다. 난 더이상 용감하지도 당차지도 희망차지도 않은 재미없는 어른이 되었다. 미래에 대한 기대보다 걱정을 품에 안은 채로 똑같은 일상을 보낸다. 장래희망 종이는 빛이 잔뜩 바래져 퍼석거리는 가루가 흩날려진다. 세월의 흐름인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