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집어들고 카페로 향했다. 나에게 주어진 수요일의 3시간의 자유시간.
이 동화는 몸만 어른인 나를 한번더 상기시켰다. 두딸을 키우면서 내 감정을 알지 못하고 나는 삭제된 것 같은 기분에 사로잡혔던 날들.
그랬다.
고작 다섯살인 아이에게 "너는 강해, 엄마가 힘든 거 알지? 너는 알아야해, 넌 왜 엄마한테 고맙다고 하니? 엄마가 남이니? 제대로 씻었어야지, 왜 자꾸 날 힘들게 하니! 그렇게 바닥에 상 끄는 소리 내가 싫다고 했지? 엄마가 중요한 걸 물으면 대답을 제대로 해야 해, 말아야 해?"
해야 할 말은 제대로 해주지 않고 하지 않아야 할 말들만 쏟아냈다.
'아이에게 내 감정을 쏟지 말자' 주방창문엔 6년전 손으로 쓴 포스트잇이 붙어있다.
아직도 유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