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둔해졌다.
온 몸이 갑옷을 두른 것 같이 힘겹다.
생각도 멈추고 기운이 블랙홀에 빠졌다.
갑자기 다 재미가 없다.
가슴은 너무나 빠르게 요동친다.
캄캄한 절벽에 외로이 서 있는 것 처럼 암담하다.
한발짝만 내딛으면 파장이 잠깐 일겠지만 이후 잠잠할 것 같다.
정적이 흐른다.
그저 이상한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