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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전용 차선에서 느끼는 속도감
작성자
이*희
등록일
2024.10.10
조회수
510

30여년 전만 해도  장거리 혹은 지방으로 이동하기 위해서 다수의 사람들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버스도 시간대 별로 연달아 있었고 크게 막히지도 않았던 것 같다. 그러나 지금은 웬만하면 승용차로 이동을 하다보니 곳곳의 도로는 정체되기 일쑤다. 휴일 아침, 간만에 고속버스를 타고 전북 쪽을 다녀오게 되었다.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서 출발한 06시 50분 첫 차는 예정시간에 거의 맞춰 도착을 했다. 전용차선을 제외한 나머지 차선에서는 부분 정체가 있었다.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승용차들을 제끼고 앞서 달리는 쾌감은 공활한 가을하늘을 날고 있는 듯한 기분이었다.

일을 보고 오후 3시 10분 버스에 승차했다. 천안 논산 고속도로 쪽으로 접어들면서 전용차량인 1차선을 제외하고는 줄줄이 늘어서 있었다.  내가 탄 고속버스는 날개 날린 듯 신나게 질주했다. 2,3,4 차선에 줄줄이 서 있는 승용차들이 안스러워 보였다. 

생각해 보니 내가 운전을 하거나 남편이 운전을 할 때 1차 선에서 휙휙 지나가는 버스를 보고 몹시 부러워 한 적이 있었다. 오늘은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느껴지는 속도감, 짜릿함이 그동안 내가 운전하면서 도로 위에서 누적됐던 연체된 시간들을 다 지워내는 듯한 쾌감이 느껴졌다.  고속도로 전용차선이었지만 용인을 지나면서 살짝살짝 밀리는 건 어쩔 수 없었다. 3시간 넘게  질주한 고속버스를 위해 좀 쉬엄쉬엄 가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싶은 저녁이었다.  속도의 쾌감을 느끼고 싶다면 가끔씩 고속버스에 올라 전용차선이 주는 짜릿함을 느껴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