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를 줍는다는건 나를 정화 시키는 일이다.
처음 쓰레기를 줍겠다고 거리를 나섰을때는 집게로 짚는것조차 힘들었었다.
검게 그을린 담배꽁초
마시다 만 음료수
뭘 닦은 휴지
빨갛게 묻은 나무젓가락
사탕껍질
계절에 따라 버려진 쓰레기도 제각각이다.
여름엔 마시고 버린 음료수와 아이스크림 막대기
가을은 또 어떤 쓰레기로 거리가 어지러울까?
낙엽과 함께 나뒹구는 쓰레기를 발견해서 봉투에 넣는 순간 내 마음은 개운하다.
누군데 쓰레기를 주우세요?
착한 일 하네요?
어르신이 지나가며 버리는 사람 따로 줍는 사람 따로 쯧쯧쯧
다양한 반응이다.
난 나를 위하는 마음으로 그저 주울뿐이다.
내가 다니는 산책길이 온전한 가을 낙엽길이기를 바래서 주울뿐이다.
내 마음에도 때론 원치않는 쓰레기로 가득차
있을때가 있다.
스스로 비울 때도 있지만 누군가의 도움으로 비워질 때가 있다.
거리의 쓰레기도 각자의 처한 감정으로 버려진 것이라면 난 그들의 버려진 감정 쓰레기들을 잘 모아서 버려주는 사람인 것 같다.
버리는 사람이 있으면 줍는 사람도 있는것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