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세월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멈춘 시계를 바라보며 나도 그대로 얼음이 되었다.
언제까지 째깍째깍 멈추지 않을줄 알았는데...
"건전지를 넣어주면 내가 가줄께."
시계의 속삭임에 얼른 건전지를 넣어준뒤 벽에 붙여놓고 목을 빼고 쳐다보았다.
잠시 째깍째깍 가는 듯 하더니 이내 멈췄다.
건전지 방향이 잘못 되었나? 하고 다시 넣어보아도 잠시 째깍거리다 멈췄다.
한번도 시계가 고장날거란 생각을 해보지 못했다.
너무나 오랜 세월 함께 하고 있기에!!!!
때가 되면 고장나고 떠나갈거란 마음의 준비가 있어야했나보다.
우린 이별에 참 서툴다.
오래될수록 더 그렇다.
내려놓은 시계를 물끄러미 보면서 쓰다듬었다.
고생했다. 돌고 도느라!!
내 생활 맞춰주느라 애썼다.
잘가라!!